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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쓰는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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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대면하고 좌절하며 완성시켜라 – 2024.11.06. 너는 너를 바라볼 때 자랑스러운가, 부끄러운가 ?더 많은 군중 속에 숨어 들어갈수록네 부끄러움마저 감춰버릴지 모른다.“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실패해도 이상하진 않지” 너를 드러내는 것은 혹독하다.수많은 사람 속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나 여기 있어요.빛나는 내가 여기 있어요... 그곳에 오래 머무를수록 빛을 잃어가고색마저 빠져 무채색이 되어버린다.혹독하다.빛도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속에서힘없이 주저앉아 울어버린다. 그래도, 그 터널에서 빛나는 것도 결국엔 너 자신이더라.빛도, 이정표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출구를 알려주는 것은 언제나 너 자신이었다.알도, 벽도, 뭣도 아니었을 그것을 부수고 세상에 나와라. 세상이 너에게만 엄격하다면너만큼은 너를 관대히 바라보고온전히 느끼며 사랑해 주어라. 너 자신을.. 2024. 11. 6.
#35 추억 – 2024.08.07. 추억은 비단 하나의 요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때의 공기와 적당한 온도1층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와 두부 파는 아저씨의 종소리주방에서 들려오는 저녁 냄새와 안방의 TV소리모든 게 합쳐진 그때는무얼 하든 행복했다. 10년이 지난 지금향수에 젖어 그때를 떠올리고어떻게든 재연해 보려 애써보지만내가 좋아했던 건 그것 하나가 아니라그때의 전부였으니그리울 수밖에.  // 어렸을 때 정말 정말 즐겨했던 닌텐도 게임, 메탈슬러그 혹은 그당시 먹었던 불량식품들... 지금 와서 게임하고 먹어보고 해도 그때를 재연할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좋아했던 건 게임, 음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때의 분위기와 사람들이었나봅니다. 2024. 8. 7.
#34 그런 줄 알았다 - 2024.07.18. 안경을 닦을 땐 언제나 완벽히 깨끗하게 닦아야만 하는 줄 알았다.필기를 할 땐 항상 줄에 맞게 또박또박 써야만 하는 줄 알았다.나는 언제나 착한 사람,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어야 되는 줄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눈앞이 조금 뿌옇게 보여도글씨가 줄에 안 맞게 삐뚤빼뚤해도때로는 누군가에게 미움받아도그래도 괜찮다는 것을그게 인간적이라는 것을난 이제야 알았다.  // 조금 달라도 괜찮습니다. 조금 못해도 괜찮습니다. 기준이 남에게 있다면 내가 다른 것이지만, 인생의 기준이 나에게 있다면 매 순간이 정답입니다. 내 인생의 기준점을 나에게 두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2024. 7. 18.
#33 사라진 소년을 찾습니다 – 2024.06.19. 나비를 손에 담아 엄마에게 보여주던 소년이었다.집 앞 화단에서 빵조각을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개미떼를 관찰하고꽃밭에 들어가선 꾸띵이라고 부르던 꿀벌들과 함께 놀았다. 학교가 끝나면 500원짜리 컵 떡볶이를 하나 사서방방에서 노는 친구들을 밖에서 구경하거나딱지를 하나 사서 신나게 돌아다녔다. 문방구에서는 배추나 강낭콩을 사와 화분에 심기도 했고매일 아침 새싹이 올라왔나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떴다.화장실에선 검은 봉투에 콩나물을 넣어 키우고 있었고거실에선 구피와 사슴벌레, 장수풍뎅이가 함께 살고 있었다. 그 소년은 어디갔는가 ?학교가 끝나면 커피 하나 들고 여유를 빙자하며 시간낭비하는설레는 마음은 사라진 채 아침에 눈 하나 뜨기도 버거워하는그 어떤 동식물도 없이 혼자 조용히 살고 있는소년만 있을 뿐이다.. 2024. 6. 19.
#32 성장 계단 – 2024.05.09. ----------                           ----------              -------------------- 각 계단의 맨 위에서 제일 자만한다.각 계단의 맨 아래에서 제일 위축된다. 그러므로제일 자만했을 때는 우물 안 개구리제일 위축됐을 때는 한 단계 성장 그러니 주눅들지 말자잘 나아가고 있는 것이니  // 내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되면 곧 계단을 넘어 제일 못하는 사람이 될 것이니 자만하지 말자. 내가 제일 못한다고 생각되면 이미 한단계 성장해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니 위축되지 말자. 2024. 5. 9.
#31 사랑을 묻는다면 – 2024.04.13. 사랑이 무어냐 묻는다면 나와 다르게 생긴, 나를 담은 거울이라 답하겠다. 사랑이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토요일 오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커피 한잔이라고 답하겠다. 사랑이 슬프냐고 묻는다면 벽돌 사이에서 피어난 이름 모를 예쁜 꽃이라고 답하겠다. 사랑을 하고 있느냐 묻는다면 매일 매일 반성 속에서 나를 채찍질하고 있다고 답하겠다. 그리고 비로소 사랑하겠노라 결정하겠다. // . 2024. 4. 13.
#30 나무 – 2024.04.10. 벚꽃이 다 지는 와중에도 홀로 겨울로 남은 나무가 있다. 앙상한 나무가 불쌍하다 하지만 저만의 때를 기다리는 나무가 기특하다. 주변의 모든 게 바뀌고 혼자만 그대로일 때 스스로를 의심하고 의문이 들 때 함부로 연민을 던지지 말고 무심코 상황을 단언하지 마라. 그저 때가 되지 않아 보여주지 못한 네가 벚꽃보다 못한 게 무어 있느냐. 벚꽃처럼 아름답게 한순간에 가느니 은은하게 오래 기억되고 언제나 사람들 곁에 남을테니 그저 너를 믿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라. // 집 앞 나무는 아직 겨울을 보내지 못했나 봅니다. 파릇파릇한 잎이 겨우 몇개 달려있는 나무가 앙상하기 짝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벚꽃이 다 지는 와중에도 묵묵히 겨울을 보내고 있는 나무가 대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모든 꽃이 한날 한시에 피지 않.. 2024. 4. 10.
#29 너는 참 좋겠다 – 2024.03.30. 두더지 너는 좋겠다. 땅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슬퍼서 도망쳐버리는 것이 아닌 네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서 좋겠다. 달 너는 좋겠다. 밤에 고개를 빳빳이 드는 것이 고독하게 담배 한 개비 피는 것이 아닌 새로운 낭만을 선사해주는 일이라서 좋겠다. 너는 참 좋겠다. 세상의 기준 앞에 맞서는 것이 사춘기 청년의 한낱 반항이 아닌 너 자신을 믿고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좋겠다. 그랬다면 좋았을 텐데 // 매번 누군가를 부러워하기만 하다가 이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돌이 되고 싶다는 세상입니다. 마음이 힘들 땐 나도 저렇게 되고싶다며 부러워합니다. 땅속으로 숨어버리고 싶을 때 땅속에서 두더지를 마주치는 상상을 하며 같은 일을 해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달도 마찬가지로 밤에 고개를.. 2024. 3. 30.
#28 모순 – 2024.03.16. 당신에게 사랑을 배웠다. 밖에서 사랑을 전하고 든든한 나무를 자처하며 착한 사람을 표방해왔다. 집에 돌아와 역겨운 감정이 한 번에 밀려와 거울을 볼 수도 없는 어두운 방 안에 우두커니 앉아있다. 답답한 마음에 뛰쳐나가 소리라도 질러보지만 깊숙이 박힌 마음을 스스로는 떨칠 수 없다. 더 이상 착한 사람을 흉내낼 수 없다. 그저 집안에 박혀 혼자, 아무도 몰래 음유시인을 흉내내며 허망한 말들만 의미없이 읇조릴 뿐이다. // 착한사람이 되지 말고 좋은사람이 되라는 누군가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사랑을 배울수록 그동안 자라면서 들었던 말씀들이 생각나고,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사랑을 속삭이며 죄책감에 몸부림칩니다. 2024.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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