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시37 #27 나무, 홀로 – 2024.02.24. 넓은 들판에 홀로 뿌려진 나무는 그렇게 자라기까지 얼마나 외로웠을까 사방을 둘러보아도 어디 하나 기댈 곳이 없다. 옆으로 기댈 수도 뒤로 누울 수도 없다. 그저 쓰러질 뿐이다. 긴 세월 동안 앉지도 눕지도 못한 채 그렇게도 꼿꼿하게 서있다. 홀로 서있는 나무 곁에 이제는 사람들이 몰려와서 사진을 찍고 있지만 나무의 고독한 시간은 누가 알아줄까 넓은 들판에 홀로 있는 나무를 신기해할 뿐이다. 그래도 이제 외롭지는 않겠지. // 자기 분야에서 홀로 고독하게 공부하는 것은 참 외롭습니다. 2024. 2. 24. #26 100 – 2024.02.15. 100을 목표로 하는 것은 100을 이루기 위함이 아니다. 100을 목표로 해야만 80 90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0만을 바라본다면 99에도 만족하지 못하기에. // 시라는 것도 좀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생각나는 것 같네요... 요즘엔 80 90에도 만족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2024. 2. 16. #25 나비 – 2024.01.11. 자신의 연약한 날개가 찢어지는 것이 두려워 온몸을 강철로 뒤덮는다. 이젠 그 누구도 나비를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2024. 1. 11. #24 해가 뜨지 않는 곳에 사는 너에게 – 2023.11.15. 먹구름을 몰고다녀 언제나 우산을 들고 다니는 너는 그저 축축한 발걸음을 한 나그네였다. 땅만보고 걸어다니는 너는 계절의 변화에도 무뎌진채 너도 모르는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화사한 봄같은 너였지만 이젠 쓸쓸한 낙엽만 지니고 있구나. 동굴로 들어간 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너의 낙엽으로 모닥불을 피워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언제나처럼 기다리고 있을테니 네가 밖으로 나오는 그날 스스로 해가 되어 보라고 따스한 봄내음이 담긴 바람을 담아 너에게 불어드리리. // 힘든 길을 걷는 사람 옆에 있는 것은 참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응원해주는 사람이 먼저 건강해야 옆에서 잘 지켜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023. 11. 17. #23 구름위를 걷는 기분 – 2023.11.13. 땅에서 걷던 나에게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을 알려주고 다시 땅으로 떨어뜨린다. 땅으로 떨어지다못해 파묻혀버린 나는 다시 그에 의해 땅 위를 걷고 또 다시 구름속으로 같이 들어간다. 그렇게 몇 번이나 반복하다 다시는 땅으로 떨어지기 싫다고 그를 붙잡고 울며 소리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다시 나를 낭떠러지로 밀어낸다. 이제는 떨어지는 것이 무서워 구름 위를 걷기가 싫어져 그냥 땅속에 파묻혀있어야지. 스스로를 새싹이라고 생각하고 내심 누군가 나를 꺼내주길 바라면서. // . 2023. 11. 15. #22 어른 아이 – 2023.11.08. 그런 시절이 있었다. 모든 것이 마음으로도 통해서 전화 없이도 놀이터에 모일 수 있고 처음 보는 아이와도 금방 친구가 되며 쉽게 무언가를 약속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웃음이 사라진 얼굴과 맑은 하늘을 보고도 내쉬는 한숨 그리고 눈물을 참는 우리가 있을 뿐이다. 지금도 집안 어딘가에서는 깨진 유리구슬이 굴러다니고 있겠지만 그것을 찾을 이유도 여유도 없다. 우린 어른이 된 아이니까. // 고사리같은 작고 고운 손에 핸드폰도 없던 시절에 놀이터에 가면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어디 사는지도 모르지만 우린 친구였습니다. 언제 다시 놀지 쉽게 약속하며 재밌게 놀다 헤어지던 그런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지금 와서 그때를 돌이켜보면, 참 순수하.. 2023. 11. 8. #21 초심 – 2023.11.01. 마음은 어린아이 같아서 잠시 다른 곳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바라보고 있지 않으면 토라져서 사라져버린다. 오늘은 마음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썼다가 내일은 숨어버린 마음이 차라리 잘됐다 싶다. 소중한 마음들은 사라지지 않게 서랍에 고이 넣어두지만 자주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그마저도 사라진다. 그렇지만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새로운 마음들을 다시 서랍에 넣어둔다. 사라져도 꼭 찾아 넣으리라 다짐한 채. // 마음이라는 것이, 다른 것에 몰두하다 보면 희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약간은 유치하기도 한 마음은 내가 안보는 사이에 어딘가로 사라져버립니다. 사라진 마음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차라리 사라지길 바란 사람 처럼 잘됐다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한번 마음을 서랍에 넣어두며 자식을 키우.. 2023. 11. 8. #20 돌맹이 – 2023.10.28. 누가 돌맹이에게 하늘을 날지 말라고 하였던가. 돌맹이는 하늘을 날고 싶다. 사람들의 발에 치여 날아보는 것도 좋고 자신을 장난으로 던지는 것이라도 좋다. 돌맹이는 누군가에 의해 물살을 갈라보기도 하며 바람을 가로질러 하늘로 향한다. 그리고 이내 곧 커다란 바위에 부딪혀 돌맹이는 산산조각이 나고 심연 아래로 가라앉는다. 다시는 하늘을 날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영원히. // 저를 포함해서, 무언가를 하고싶지만 수줍음이 많아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마침내 용기를 내어 발표를 하고 도전을 하지만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기도 하고 스스로 못했다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뒤로 그 사람은 다시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평소처럼 살아갑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나는 이게 맞아"라고 합리화 하면.. 2023. 10. 28. #19 개미 – 2023.10.20. 일개미는 꾸준히 구덩이에 빠져 죽는다. 100마리, 200마리 셀 수도 없이. 다른 일개미들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자신이 죽는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신경쓰지 않는다. 자신의 일만 묵묵히 처리할 뿐이다. 그리고 다시 일개미들은 구덩이에 빠져 죽어나간다. 마치 그것 또한 일의 일부인 것처럼. 다음 날 구덩이는 사라졌다. 여왕개미가 구덩이에 발을 헛디딘 다음날이었다. 다치지도, 죽지도 않았지만. // 사고가 일어날 것이 뻔한 곳임에도 쉽게 고쳐지지 않고, 마침내 누가 죽거나 다쳐야만 외양간을 고치는 모습을 보고 작성하였습니다. 일개미가 아무리 구덩이에 빠져 죽어도 그 누구도 구덩이를 메꿀 생각도 안하지만 여왕개미의 헛디딤 하나로 구덩이는 몇시간만에 메꾸어집니다. 현장에서 누군가 다쳐야지만 경각심이 드.. 2023. 10. 28. 이전 1 2 3 4 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