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 쓰는 개발자
생각 정리/시

#22 어른 아이 – 2023.11.08.

by poetDeveloper 2023. 11. 8.

그런 시절이 있었다.

모든 것이 마음으로도 통해서

전화 없이도 놀이터에 모일 수 있고

처음 보는 아이와도 금방 친구가 되며

쉽게 무언가를 약속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웃음이 사라진 얼굴과

맑은 하늘을 보고도 내쉬는 한숨

그리고 눈물을 참는 우리가 있을 뿐이다.

 

지금도 집안 어딘가에서는

깨진 유리구슬이 굴러다니고 있겠지만

그것을 찾을 이유도 여유도 없다.

우린 어른이 된 아이니까.

 

 

// 고사리같은 작고 고운 손에 핸드폰도 없던 시절에 놀이터에 가면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어디 사는지도 모르지만 우린 친구였습니다. 언제 다시 놀지 쉽게 약속하며 재밌게 놀다 헤어지던 그런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지금 와서 그때를 돌이켜보면, 참 순수하기도 했고 모든 것이 쉬운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맑은 날에도 울상이고 숨죽여 우는 법만 배운 우리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도 집안 어딘가에는 어렸을 때 친구들과 가지고 놀던 예쁘고 알록달록한 구슬뭉치가 있겠지만 그것을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린 어른이 된 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