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평가하기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지나가는 누군가를 보고 속으로 그를 깎아내리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남을 아주 쉽게 폄하하고, 깎아내리며, 그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혀가 짧은 누군가를 보고
내가 그를 흉내내며 우리가 웃는 동안
나의 우스꽝스러운 흉내를 듣고도 못들은 채 넘어가는 어머니의 마음을
나는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내가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듯
그 또한 당신의 소중한 자식이었을테니.
아주 쉽고, 누구나 알 수 있으며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남을 쉽게 비하하지 말라는 말은
아주 어렵고, 아무나 알 순 없으며 그리 쉽지도 않은 것 같다.
내가 그를 쉽게 깎아내린 것처럼
이리도 쉽게 쓰여진 시 또한 누군가를 통해 쉽게 폄하당한다.
내가 그래왔던 것처럼.
// 요즘은 이런 자기 반성적인 시를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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