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인액터스 회고로 넣으려고 했는데, 그냥 넋두리에 넣고 하고 싶은 말이나 좀 적어보련다.
인액터스는 곧 막을 내릴 예정이다. 아 정말 쉽지 않다. 사회공헌이라는 것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일까. 조금은 허무하고, 아쉽고, 상황 자체가 화가 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내 스스로 부끄럽기도 하고. 정말 많은 감정이 섞여 있어서 내가 무슨 생각인지도 모르겠고 시시각각으로 감정이 변한다. 내가 더 나서서 이야기하고 싸우고 조정하고 그랬어야 했나? 과거에 바로잡을 포인트가 몇개 떠오르긴 하는데 그때 내가 부족했나보다.
인액터스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사회공헌이라는 것 자체가 참 쉽지 않았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고 하다보면 많이 막혔다. 사실 더 많은 활동을 하며 시도하지 않았던 것도 크다. 참 부끄러운 일이다. 적은 활동과 많은 갈등으로 막을 내린 것이 부끄럽다. 부끄러운만큼 기억해야한다. 그런데도 부끄럽다.
차라리 내가 우리팀을 더 더 더 비즈니스 사이로 여겼어야한다. 나는 어느정도 친하다고 생각해서 잠시 나의 비즈니스를 잊은듯하다. 더 상대에게 요구하고, 더 많이 이야기했어야한다. 차라리 더 싸우고 더 일찍 상황을 바꿨어야한다. 어쩌면 예견된 미래를 아무런 저항 없이 무책임하게, 무력하게 맞이한 것이다. 한심하다.
담백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글쎄 그건 이제 좀 회의적이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참는 사람? 더 싸우고 언성을 높이는 사람? 편하게 사는 사람? 뭐가 맞는지도 분간이 잘 안된다. 내가 생각하는 담백한 사람은, 할 말은 하면서도 상대 기분을 나쁘지 않게 하고, 그러면서 팀을 잘 이끌어가는 상당히 철저하게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근데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 친해진만큼 상대를 고평가하며 색안경이 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팀이니까, 우리 친구들이니까 잘해주겠지. 그렇게 생각했나보다.
친한 사람에게 쓴 소리 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니까 차라리 내가 더 비즈니스 사이로 여겼어야한다. 아니면 더 초반에 확실하게 규율을 잡았어야한다. 그런데 내가 정말 이런 말들을 할 자격은 되는가 ?
부끄러운 일이다. 어린 친구에게 조장을 떠넘기고, 열심히 하는 사람인 척 위장하며 자기위로 하고, 그러면서 당당하게 할말은 하는 사람이었나보다. 사람들이 나보다 더 일을 했나 안했나 그런 저울질은 이제 그만하자. 내 발전을 생각해야한다. 그게 이제와서 무슨 소용인가? 결과적으로 나는 뒤에 있었고 앞에 선 조장은 울었고 그게 전부다. 그런 측면에서 내 행동, 생각들은 다소 역겨우며 이중적이고 상당히 모순적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싶었다. 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싶었다. 사람들이 내 생각대로 따라와주길 바라며 그들이 진심으로 이 프로젝트에 임하길 바라고 또 바라는 사람이었다. 그 어떤 것도 내 뜻대로 된 것은 없었고 결과적으로는 이룬 것 하나 없이 떠날 채비를 마친 상태이다. 나의 잣대를 나의 행동에 비교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이중성을 참지 못했고, 결국 나의 도덕적 우월감만을 내비친 채 나의 인생에서 가장 부끄럽고 힘들었던 반년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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