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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쓰는 개발자
생각 정리/넋두리

최근 1년 내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by poetDeveloper 2024. 3. 4.

없다.

 

  얼마 전 지원했던 자기소개서의 문항이었다. 나는 이 문항에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난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기도 했고, 휴학 후 전공 공부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공 공부를 하며 내가 아이디어를 내서 무언가를 도전해본 기억도 없다. 나는 그냥 아주 아주 순탄하게 살아온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공기업을 희망하기도 했다. 기복있는 삶을 싫어했고, 안정적인 패턴과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하는, 그게 나에게는 멋진 삶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내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렸을 때, 나는 공부에 있어서 크게 부끄러움이 없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했고, 상장도 많이 받았으며, 교우 관계도 딱히 문제 없었고 그냥 평범하게 살았지만 공부도 열심히 했기에 후회 없는 고등학교 생활이었다. 그러면 내가 고등학교 때 가장 자랑스러운, 내가 열심히 살았다 싶은 순간이 언제인가를 떠올려보면 망설임 없이 나는 고3 올라가는 겨울방학을 떠올린다.

  당시 방학이 2달 좀 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설날 당일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학교에 나가 공부를 했다. 두달 좀 넘는 시간동안 66일 정도를 나갔던 걸로 기억한다. 그 결과 성적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시기였다. 그런데 대학교에 와서는 조금 달랐다.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 언제였는지 말해보라고 하면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그랬기에 도전도 없이 그냥 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바로 이 순간에 무언가 어긋난 느낌이 들었다. 가장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고 도전이랑은 거리가 멀고, 기복없는 그런 삶을 추구하는 내가 떠올리는 고등학교 최고의  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이 아닌가? 난 오히려 친구들과 어디 놀러갔을 때나, 상장을 받았을 때를 생각하는 게 더 맞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난 이제는 도전해보고 싶다.

  실패해도 좋으니 내 인생을 돌이켜볼 때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 어떤 특정한 기업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런 목표가 생기자 나만의 로드맵도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나"라는 프레임에 나를 가둬두었던 것은 아닐까? 누구보다 도전하길 꺼리고 실패를 무서워하면서 "난 안정적인게 좋더라~"라고 포장한 것은 아닐까? 난 내 생각이 뭔지 꼭 알아야겠다. 그걸 알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나중에 나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 그냥 문득 든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적어봅니다.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적어놓으면 미래의 저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가 꽤 있더라구요. 그리고 이 생각이 단순히 스쳤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제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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