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취준, 취준생, 인턴 ... 이런 단어 자체가 그렇게 밝은 느낌은 아닌듯하다. 누군가는 5년, 누군가는 3년, 1년 ... 각기 다른 이유들로 길고 짧아지는 취준 기간을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은 "불안"이 아닐까 싶다.
어릴적 나는 불안이 곧 약함의 상징이라고 생각했었다. 말 그대로, 나약한 생각이라서 더 강하게 마음 먹으면 뭐든 된다고 생각했었다. 겸손하지 못했던 것 같다. 불안은 누구에게나 있고, 힘든 시기에는 더 심해지는 듯 하다. 불안은 약하다는 게 아니고, 그만큼 간절하다는 게 아닐까 싶다. 오히려 간절하지 않을 때 불안하지 않다. 시험을 볼 때도 "그냥 대충 내지 뭐 ~" 하는 사람은 불안하지 않다. 불안하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하고, 진심을 다했다는 게 아닐까...
나는 불안이 나한테만 있는 줄 알았다. 원래도 조금 감성적인 면이 있었고, 그게 안좋은 쪽으로 커져서 불안한 게 아닌가 싶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멋지게 살아가는 것 같았다. 근데 취업한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모두 크고 작은 불안을 가지고 살아왔더라. 다만 그것에 굴복하지 않고 제 할일을 끝까지 해내고 있었더라. 모두가 어느정도 불안을 가지고 잘 다스리면서 취준을 했나보다.
불안은 처음 취준하는 올해 9월부터 있었다. 왜냐면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쓰고, 시험을 봐도 떨어지면 앞선 노력들이 물거품 되는 것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10월 말쯤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취준이 전부 얻거나, 전부 잃거나하는 ALL or Nothing이 되어버리는 것이 슬펐기에 과정에서 얻어가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니, 취준 기간 자체를 나를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생각했다. 내가 뭘 잘하고, 뭘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시기로 생각하니, 오히려 인생에 이런 시기가 있음에 감사했다. 왜냐하면 대학교 입학부터, 지금까지 이렇게나 깊게 나에 대해서 탐구하는 시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에 대해서 더 깊고 명확하게 알아가고자 했고, 여기서 성과가 있다면 취준의 끝에서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기간을 넓게 바라본다면 불안이 덜하다. "무조건 이번에 취준해야지 !"라고 생각하면 더 간절해지니 불안한 듯 하다. 길게 보고, 1년간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고, 쉬기도 하면서 취업을 준비한다면 불안이 조금은 덜할 듯 하다. 그럼에도 최종에 가까울수록 불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그냥 거기서부턴 멘탈싸움이고 더 명확하게 나를 알아가야하는 듯 하다.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불안을 완전 악당이라고 묘사하지는 않는다. 불안이가 "나도 잘해보려고 그런건데"라고 말한 것 처럼, 잘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하자. 불안한 우리,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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