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물 안 개구리
어렸을 땐 그냥 내 몸집이 작아서 우물을 못 나가는 줄 알았다.
조금 커서 보니, 우물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겨 매일같이 뛰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매일매일 연습했고 난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 보니
내가 작은 것도 아니었고
내 뛰는 연습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우물이 너무 컸던 건데
난 그것도 모르고
그것도 모르고 내가 영웅이라도 되겠다는 것 마냥
그렇게 연습을 해댔던 것이다
나는 저들과 다르다고 입이 닳도록 말했고
우물에 빠져서 저 나이 되도록 탈출하지 못한 것을 한심하다고 비난했으며
반드시 이곳을 나가 위에서 여기를 내려다보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결국
결국
나는 우물 안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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